본문 바로가기

Asia/Okinawa, 2013

Okinawa 01.




<오키나와 여행 첫번째 이야기>


늘 가보고 싶었던 오키나와를 지난 겨울에 드디어 다녀왔다.

1년이나 지난 기억을 다시 꺼내어 찬찬히 되짚어보는 여행기.


오키나와에서 필수라는 자동차 대신 

버스와 자전거 그리고 튼튼한 두 다리로

뚜벅뚜벅 걸어다닌 두 사람의 4일간의 기록.


*


연말이라 날이 추워 패딩이며 어그며 단단히 챙겨입고 비행기를 탔는데

나하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후끈한 공기에 깜짝 놀랐다.





오키나와 공항에 내려 밖으로 나오면 왼편으로 バスのりば (버스정류장)이 있다.

이 곳에서 111번 버스를 타면 츄라우미 수족관이 있는 나고까지 빠르게 갈 수 있다.

국도를 따라가는 120번 버스도 있는데 해변 국도로 가서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만자모도 지나가풍경도 볼 수 있어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이 버스를 이용해도 좋겠다. 

(111번 버스보다 3-40분 정도 더 걸리는 듯)





버스를 탈 때, 문 쪽에 있는 정리권을 뽑아서 탄 후,

내릴 때, 버스 기사님 옆 모니터 화면에서 

정리권에 적힌 숫자 밑에 적힌 가격을 보고 내면 된다.

천엔부터 낼 수 있기 때문에 (동전은 거슬러 주신다.)

천엔 이상의 지폐는 미리 바꾸어 두어야 한다.





나고에 가까워지자 창밖으로 눈부신 파란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츄라우미 수족관에 가기 위해서는 

종점인 버스 터미널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타야했다.

터미널은 사람도 없고,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우리는 배가 고팠는데 주변에 식당이 없었고,

여유롭게 보기 위해서는 빨리 츄라우미 수족관으로 가야해서 

슈퍼에서 음료수와 도넛을 사서 4번 정류장으로 갔다.





타이밍이 좋아서 금방 버스가 왔다.

구비구비 골목을 지나며 가서 동네 구경도 할 수 있었다.

그래도 한 40분은 달렸고, 마침내 도착했다!


생각보다 츄라우미 수족관은 엄청 컸다. 

(반나절에 다 볼 수 있는 규모는 아니었다.ㅠㅠ)

공원도 함께 조성되어 있어서 한가롭고 좋았다.





저 멀리 우리가 다음 날 갈 예정이었던 이에섬도 보였고,

공원으로 소풍 나온 가족들의 모습도 너무 예뻤다.



츄라우미 수족관은 4시 이후에는 표 값이 할인된다.

(하지만 일찍 가서 맘편하게 실컷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는 끝나버릴까봐 조마조마 했고, 수족관 주변까지 둘러보지는 못했다.)

수족관 안에 있는 코인락커에 짐을 넣어두고, 서둘러 수족관으로 들어갔다.









정말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게 오래도록 이 거대한 방에서 머물렀다. 

거대한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했다.

하늘을 날고있는 것 같았다. 한참을 바라봐도 감탄이 나왔다.



출구쪽 선물가게에 도장 찍는 곳이 있어서

아이들 틈에 끼어서 귀여운 도장을 찍어왔다.






폐장 전에 밖으로 나왔는데

이미 밖은 어두웠고, 가로등도 별로 없었다.

다들 차를 타고 씡씡 옆으로 지나갔다. 

우리는 일단 지도로 게스트하우스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 쪽 방향으로 걸으며 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큰 길인데도 어둡고 걷는 사람도 별로 없어 무서웠다. 

(오키나와에서는 잘 안걸어다닌다더군요.. 주로 차를 이용..)

멀리 '파파야' 레스토랑 불이 보여서 얼른 걸어갔다. 






그 곳에서 바다포도와 타코라이스, 돼지고기 요리를 먹었다.





신기한 식감. 씹으면 톡 터지며 바다맛이 났다.



 


차슈는 맛있었고, 타코라이스는 그냥그냥..



밥을 다 먹고 구글 지도에 의지해 Motobu Guest house를 찾아갔다.

집도 몇채 없는 시골길이라 가로등도 없고 정말 새까맣기만 해서 무서웠다.

핸드폰 손전등을 켜고 구글맵에서 계속 우리의 위치를 확인하며 갔다.

멀리 게스트하우스 불빛이 보였는데 정말 반가웠다.


마스터인 Nick 상은 풍채좋고 성격좋은 아저씨였다.

영어는 잘 못하셔서, 일본어로 게스트하우스의 내부를 설명해주셨다.

만화책도 많았고, 술도 많았고, 악기들도 많이 걸려있었다.



 



입구부터 벽이며 문이며 뭔가가 아기자기하게 잔뜩 붙어있다.





여기저기 자질구레한 물건들이 너무 많아 

혼란스러워 보였지만 나름대로 정돈도 잘되어있고..





벽에 붙어있는 직접 그린 전단지며 메모, 그림들이 재미있었다.

아기자기하고 정감이 가기도 하고 귀여웠다.





거실에는 벽면 가득, 다녀간 사람들의 사진들이 붙어 있다.

이 공간에서의 따뜻하고 즐거운 기억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 곳에서 만화책을 보거나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침실은 남/여로 나뉘어 있었다.

오래되고 약간 꿉꿉한 느낌이었지만, 

커튼도 있고, 수납공간과 스텐드도 있어 편했다.






씻고 나오자 아저씨가 '산시' 라는 악기를 가르쳐준다고 했다.

돌고래 조련사와 서퍼인 친구도 와서 함께 연주하고 있었다.

산시는 기타보다 쉬웠고, 소리도 예뻤다.


옥상에는 해먹도 있었는데 바람이 많이 불고 

빗방울도 떨어져서 조금 누워있다가 내려왔다.

바다 가까이라 그런지 비가 오고 바람이 부니 추웠다. 


우리는 다음 날을 위해 얼른 들어가서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