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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Okinawa, 2013

Okinawa 03.

<오키나와 세번째 이야기>





이에섬에서 우리가 머무른 곳은 

'伊江島 ゲストハウス'(이에지마 게스트하우스)

인터넷 예약 불가, 전화로만 가능하다..

가기전에 전화로 가장 저렴한 (가난한 여행자들..ㅠㅠ)

일본식 다다미방을 예약했는데 

그 날 묵은 숙박객이 없어서인지 할아버지께서

그냥 침대방으로 업그레이드 해주셨다.

무뚝뚝해 보여도 다정히 챙겨주신 할아버지와 아저씨..






아침으로 편의점에서 라면과 오니기리, 오뎅을 사다 먹었다.

아저씨가 지나가시며 아침으로 라면 먹냐며 웃으셨다.

커리라면을 처음 먹어본 친구는 너무 맛있다며 깜짝 놀랐다.



우리는 오기 전에 차를 렌트해서 이에지마를 둘러볼까

아니면 자전거를 빌려서 둘러볼까 고민했었다.

나는 자전거를 탈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고,

그래서 우리는 숙소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나는 너무 미안했는데 남자친구(현 남편)는 

흔쾌히 괜찮다며 자기 자전거 뒤에 타라고 했고,

언덕도 많고, 섬이 제법 커 혼자 자전거를 탔어도 힘들었을텐데

하루종일 아무런 불평도 없이, 싫거나 힘든 표정도 없이

괜찮다고 재밌다고 말하며 자전거 뒤에 나를 태우고 다녔다. 




 



중간중간 내려서 걸을때는 미안해서 종종 내가 끌고 다녔다..;;





씡- 씡- 씡-


달려서 이에비치 도착..











*



길은 사실 엄청 한적합니다..
















*




(남편이) 열심히 달려서 와지 도착!



















스케일에 깜짝 놀랐다. 대자연의 위엄을 느꼈음. 

파도도 엄청 컸고, 물보라도 엄청났고, 바람도 정말 쎘다.

입을 와- 벌리고 한참동안 구경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자동차타고 잠깐 왔다가 찍고 그냥 갔다..

우린 힘들게 와서 그런지 감흥이 남달랐음..




*






이제 또 어딜가볼까..






이 산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귀엽고 착한 녀석..












그림같은 풍경..아름다웠다.. 




*







우리가 자동차를 빌렸다면 어쩌면 더 편안하고 빠르게 이에섬을 둘러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랬다면 이에비치로 들어가는 숲을 달릴때 흔들리던 나뭇잎들도,

넓은 밭의 구석에 있는 조그마한 우리 속 까만 송아지도,

핸드폰 스피커로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고 바람을 맞으며 달리던 기분도,

와지의 웅장함도, 길가의 꽃들도, 날씨의 변화도,

무엇보다 내 앞에 앉아 죽도록 페달을 돌리던 이 사람의 온기도

제대로 느낄 수 없었을 것 같다.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으로 남은 이에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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